"다윗이 이르되 그일라 사람들이 나와 내 사람들을 사울의 손에 넘기겠나이까 하니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그들이 너를 넘기리라 하신지라 13다윗과 그의 사람 육백 명 가량이 일어나 그일라를 떠나서 갈 수 있는 곳으로 갔더니 다윗이 그일라에서 피한 것을 어떤 사람이 사울에게 말하매 사울이 가기를 그치니라"(23:12,13)
다윗의 도피 생활은 대략 10년 간 계속됩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도망다니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불안한 삶이겠습니까? 잠을 자더라도 늘 불안할 것입니다. 사울은 나라를 돌보는 일보다 다윗을 잡으러 다니는 일을 더 열심히 합니다. 한마디로 지치지도 않습니다. 사실 다윗이 입장에서 부당한 핍박을 받는 것이 억울하기에 강하게 반발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기름부음을 받은 자로서 이미 패역한 왕 사울을 죽이고 왕위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것을 힘으로 대항하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생각보다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세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이 참 대단합니다. 실제로 후에 사울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두 번 있었지만 그를 살려줍니다. 여러 정치적 측면의 이유보다는 사울이 하나님께 버림받기는 하였지만 그 역시 하나님이 기름부어 세우신 자이기에 그의 최후까지도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는 것이 다윗의 생각이었습니다. 밉지만 자신이 섬기던 왕이고 장인이며 절친 요나단의 아버지라는 이유도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누군가 나를 힘들게 할 때 인간적으로 대항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생각에만 사로잡혀 판단하고 대응하다 보면 이성을 잃기 쉽습니다. 우리는 그때에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세를 통해 믿음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과 다른 믿음의 모습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가운데 다윗은 그일라가 블레셋의 침입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동족의 어려움을 도와줍니다. 자신들이 안전하게 피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더구나 자신들의 피신처가 사울에게 노출되는 위험 부담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들을 위해 싸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다윗을 배신합니다. 사울이 무서워서 은혜를 저버리고 다윗의 피신처를 알려준 것입니다. 그일라 사람의 배신 행위는 은혜를 모르는 배은 망덕한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것은 사람은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럴때에도 그것에 너무 마음을 쓰지않고 하나님을 더욱 바라보는 계기로 삼아야 우리는 낙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진정한 도움은 사람으로부터 오지 않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옵니다(시121:2). 하나님이 다윗을 끝까지 보호해 주십니다. 당신의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는 오묘하시며 치밀하십니다. 구출하시는 은혜, 보호하시는 은혜입니다. 그 은혜를 바라보며 담대하게 살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