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들이 나를 치러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하니라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 (13:12,13)
블레셋이 엄청난 기세로 이스라엘을 쳐들어 옵니다. 이스라엘 병사들은 블레셋의 많은 군사 앞에서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사울은 사무엘에게 대적과의 전쟁을 앞두고 하나님으로부터 전쟁 승인을 받아 이를 선포하도록 도움을 요청합니다. 사무엘은 아직 길갈에 있지만 7일 안에 사울에게 가겠다고 응답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하루가 다 지나지 않았음에도 참을성 없던 사울은 사무엘이 드려야 할 번제와 화목 제물을 드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죄를 범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때 사무엘이 도착하고 그의 불순종을 엄하게 질책합니다. ‘도대체 왕은 지금 뭘 하신 겁니까?’ 이에 대한 사울은 변명합니다. ‘지금 백성이 동요되어 흩어지고 있다. 당신은 약속 시간이 되도록 오지 않고 블레셋 사람은 모여있는 너무나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린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사울이 처한 상황의 급박함을 생각해보면 그의 행동이 이해가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울의 행동에는 더 깊은 불순종의 죄악이 담겨있습니다. 우선 그의 대답은 자신의 죄를 사무엘에게 돌리는 책임 회피성 발언입니다. 처음부터 사무엘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던 만큼 하나님께 간구하는 제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사무엘이 친히 집전해야만 했기에 그가 올때까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사무엘은 사울왕의 행동을 망령되이 행하였다고 말합니다. 사울의 행동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도 없고 사무엘의 지시에 순종하는 겸손함과 인내도 없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는 죄악된 행동이라고 한것입니다. 제사장만 드릴 수 있도록 규정한 제사 제도를 어기고 스스로 제사 드린 것은 단순히 계율을 하나 어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그의 그릇된 자세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즉 그분의 뜻을 따라 하나님의 종된 대행자로서의 겸손한 자세를 가진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 놓고 단순히 형식적인 행위로 제사를 드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같이 불순종의 죄는 자신의 뜻을 먼저 앞세우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명령하신 말씀도 자신의 뜻을 실천하는 수단의 하나로 취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입니다. 지도자나 사역자들도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섬기기 위해 부름받은 하나의 대행자에 불과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결국 사울은 버림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말씀앞에 자신을 솔직하게 보게 하셔서 ‘부득이’의 변명보다 잘못을 고백하게 하시고 겸손히 성령의 도움을 구하며 살아가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