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리하니라 (갈6:14)
바울은 율법주의에 빠진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자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자랑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약한 자들을 품으려 하지만 진리의 문제에서는 단호합니다. 자꾸 혼동하고 자기들의 사상을 혼합하려는 사람들과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는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불신앙적인 모든 것과는 철저하게 결별한다는 표현입니다. 또한 세상 측면에서도 역시 바울과 타협할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내가 또한 세상에 대하여 그러하다’고 말합니다. 즉 세상과 완전히 격리되었다는 이중적인 강조입니다. 그는 이같이 십자가 외에 다른 것을 자랑거리로 삼지 않았습니다. 비단 바울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도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는 강력한 의지와 선언이 필요합니다. 이 시대속에서 신앙의 분명한 정체성(identity)을 가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력을 줄 수도 없고 우리의 신앙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변화와 도전 앞에서 오히려 우리의 정체성을 더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정체성은 복음입니다. 오직 복음만이 이 세상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며 소망이 된다는 신념입니다. 너무나 다원화된 이 시대의 모습속에 새로운 사상이나 시대의 사조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신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참된 소망임을 깨닫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나누고 전파하는 일에서 우리의 사명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번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이유는 빠른 전파력 때문인데 마찬가지로 우리가 가진 복음을 세상에 전파해서 사람들이 ‘복음 바이러스’에 감염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른 바이러스는 사람을 해하는 것이지만 복음 바이러스는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이것을 모든 이들에게 전하라고 명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의 많은 도전과 빠른 변화앞에 우리가 가진 신앙도 흔들릴 수 있고 약해질 수 있음을 항상 유념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면 코로나 이후(Post Corona)는 교회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방법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합니다. 오직 복음,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붙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