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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04 15:15
가스통 멜 수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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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
조회 : 1,657  


    가스통 멜 수 없는 날

    바다 끝 외딴 섬 독거도 모로선 바위가 가파른 절벽을 만들고 세찬 파도를 막는다 마주선 바위에 소나무 뿌리 내리고 드문드문 단풍진 나무들이 섬을 색칠한다 언덕배기 너머 삭은 양철 지붕 아래 이끼 낀 돌담을 돌아 작은 밭뙈기 푸성귀가 전부다 새까만 둥지처럼 텅 빈집의 마루턱에서 옛날의 영화를 돌아보며 돌아오지 못할 님을 기다리는 속절없는 한숨에 주름 패인 얼굴들 갯바람에 녹슨 십자가의 종탑 바람에 흔들리는 교회의 종소리가 새벽을 깨운다 전기도 수도도 없는 문명의 소외지 긴 하품의 뱃고동 소리 연락선이 실어오는 일용품에 목을 늘리는 백발의 노인들 70이 넘은 노 목사가 사랑의 배달부로 가스통을 지고 쌀자루를 메어 나른다 당신 몸도 가누기 힘든 연세에 온 동리 짐을 나르니 어디서 나온 힘일까 사랑 때문이리라 사명 때문이리라 아직도 청춘이니 언제 은퇴 하십니까 가스통 멜 수 없는 날이 은퇴하는 날 이지요 오늘도 여전히 뱃고동 소리가 노 목사를 부르고 파도소리 바람소리에 해가 저문다 이 시는 10여년 전 시인이신 세광교회 윤 주 후 목사님이

    독거도에 방문했을 때 지어 증정한 시입니다.


황홍식 18-06-12 14:20
 
아름답네요. 시도, 목사님의 삶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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