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에 다 찬지라 여인이 아들에게 이르되 또 그릇을 내게로 가져오라 하니 아들이 이르되 다른 그릇이 없나이다 하니 기름이 곧 그쳤더라 그 여인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나아가서 말하니 그가 이르되 너는 가서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너와 네 두 아들이 생활하라 하였더라” (4:6,7)
엘리야의 사역의 특징은 우상 숭배와 불의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엘리사의 사역의 특징은 하나님의 생명과 자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상을 숭배한 아합 왕가를 버리셨지만 신실한 하나님의 백성에 대해서는 항상 은총과 자비를 나타내십니다. 본문은 엘리사의 사역 중에 일어난 한 선지 생도의 가정에 닥친 역경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 당시의 선지 생도라면 오늘날의 교회에서 사역하시는 전도사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선지 생도가 평소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실한 사람임을 엘리사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1절). 그는 생활이 매우 궁핍했고 빚이 있었는데 아내와 두 아이만 남겨두고 죽었습니다. 그가 떠나자 그의 아내는 견디기 힘든 역경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젊은 나이에 죽고 남기고 간 것은 감당하기 힘든 빚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빚 때문에 남아있는 두 아들이 빚 준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할 형편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채무자나 그의 자녀를 6년간 종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15:12). 어디에 하소연할 곳이 없는 여인이 얼마나 마음이 괴로웠을까요? 엘리사에게 와서 괴로운 심정을 토하며 부르짖습니다. 이런 형편을 보면 ‘참 하늘도 무심하시지. 왜 하나님은 하나님의 종의 가정을 이렇게까지 어려움을 주시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을 믿는 신실한 성도도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고난과 역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도는 ‘고통의 무풍지대’에 살지 않습니다. 나의 잘못과 계획성 없는 삶의 결과로 오는 고통도 있고 때로는 질병이나 사건, 사고처럼 이해할 수 없는 환란과 역경을 만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입니다. 지금 코로나로 인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큰 변화와 어려움을 겪게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나님을 믿는 우리에게도 역경이 찾아올 수 있음을 겸손히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진실한 신앙의 힘은 어려운 일을 만나서 흔들릴 수는 있어도 끝내 좌절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신세에 대한 절망과 타인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생각합니다. 진실한 신앙은 자기에게 임한 고통 속에도 반드시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믿고 거기에 순응하며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는 길로 갑니다. 선지 생도의 미망인은 엘리사를 찾아가 자신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역경 속에 찾아온 위안을 통해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성도가 어떠한 어려움을 만나도 또다시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게 하십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갈 길이 있고 길이 끝난 곳에서도 새로운 길을 열어주십니다.
“주를 두려워하는 자를 위하여 쌓아 두신 은혜 곧 주께 피하는 자를 위하여 인생 앞에 베푸신 은혜가 어찌 그리 큰지요” (시3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