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근심 걱정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절망이 가득한 현실을 마주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넬 수 있는 위로의 말은 많지 않습니다. 정말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모진 현실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거친 들판에서 거센 바람을 함께 맞으면서 흔들려도 결코 꺽이지 않고 마침내 이겨내어 승리의 환호를 함께 부르는 것입니다. 이 시는 지금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인이 건네는 위로이며 설득이며 함께하는 마음입니다. 그래도 이겨나가자. 그래도 다시 힘을내자. 인생의 모진 시련앞에서도 그래도를 반복하며 지금껏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래도 살아갈 것입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 근심 걱정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섬에서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