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고 암논이 그를 심히 미워하니 이제 미워하는 미움이 전에 사랑하던 사랑보다 더한지라 암논이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 가라 하니 다말이 그에게 이르되 옳지 아니하다 나를 쫓아보내는 이 큰 악은 아까 내게 행한 그 악보다 더하다 하되 암논이 그를 듣지 아니하고” (13:15,16)
삼하 13장은 다윗의 장남 암논이 이복누이 다말을 강간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암논이 다말을 사랑해서 병이 날 정도였다고 소개하지만 결국 이 이야기는 증오와 복수의 살인으로 끝을 맺는 비극이 되고 맙니다. 암논은 다말을 강제로 성추행한 후 감정이 급격히 변하여 그녀를 미워하기에 이릅니다. 수치를 당한 다말에게 보기 싫은 듯이 일어나 가라고 냉정하게 말하는 암논의 모습. 이는 그의 사랑이 육체적 정욕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상처 입은 타인의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에만 집중하는 모습에서 암논의 자기애성 성격 장애의 모습까지 보입니다. 이런 사람은 사랑과 욕정을 종종 혼동합니다. 성추행과 음란이 비인격적인 이유는 상대를 전체적이고 인격적인 대상으로 대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어떤 특정한 부분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버림까지 받은 다말은 상처 받은 하나님의 딸의 모습입니다. 다말의 모습은 또한 오늘날에도 강간과 성폭행의 희생양이 된 이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다윗이 자녀들 안에 이러한 일이 생겼음에도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범죄 사실에 대한 보고를 받고 심히 분노를 했을 뿐입니다. 분노는 했는데 그 이후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율법에 따라 징계하면 암논의 죄는 사형에 해당하는 죄였습니다. 그런데 어떠한 조치 없이 2년이 흐르도록 그냥 둔 것입니다. 암논을 징계하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는 과거 자신의 죄로 인하여 그에게 자신과 유사한 죄를 지은 암논을 징계할 권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도 징계하지 않은 것은 명백히 잘못한 것입니다. 왕은 공의를 세워야 할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징계함으로써 암논에게도 회개할 기회를 주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결국 나중에 암논은 압살롬의 보복에 의해 죽게 됩니다. 다윗의 공정한 징계가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가정에서 자녀들이 잘못할 때는 부모가 정당하게 판단하고 사랑의 징계를 해야 합니다. 하나님도 당신의 자녀들을 사랑하시기에 우리가 잘못을 범할 때 우리를 징계하십니다. “채찍과 꾸지람이 지혜를 주거늘 임의로 행하게 버려 둔 자식은 어미를 욕되게 하느니라 ”(잠언2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