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를 든 자가 사울이 죽음을 보고 자기도 자기 칼 위에 엎드러져 그와 함께 죽으니라 6사울과 그의 세 아들과 무기를 든 자와 그의 모든 사람이 다 그 날에 함께 죽었더라” (31:5,6)
사울이 블레셋과의 길보아산 전투에서 패하고 그의 세 아들과 함께 죽게 됩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었고 불순종함으로 하나님께 버림을 받고 비극적인 죽음으로 인생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사울의 죽음은 단순히 한 개인의 죽음의 의미보다 인본주의가 맞이할 종말이 비참한 것임을 보여줍니다. 사울은 하나님 없이 스스로 무엇을 하려는 인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모습이 때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하나님을 떠나는 어리석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면서 인간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이 파멸의 길을 가져오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울은 부상을 당해 추격을 받다가 할례 받지 않은 이방인들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하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여 자기의 칼에 엎드러져 죽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절하고 하나님을 멀리함으로써 생긴 마음의 곤고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하였습니다. 사울은 죽어가는 순간까지 선민 의식에 사로 잡혔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그가 실제 생활에서는 전혀 하나님의 언약의 자녀로서 거룩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선민 의식에는 선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며 그것을 행하지 못하면 결국 망하게 된다는 교훈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사울의 죽음으로 사무엘상은 끝마칩니다. 사울이 세운 나라는 하나님 나라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사울의 죽음으로 그의 가문이 몰락할 것이라는 예언이 성취되었으며 사무엘의 정신을 이어받은 다윗이 세운 나라가 하나님 나라의 예표임을 보여주게 됩니다. 사무엘상은 하나님 나라가 시골 여인 한나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사무엘과 다윗의 정신의 계보가 이어지면서 처음에는 미미하게 시작하였지만 역사 속에서 어떻게 장성하여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무엘상의 모든 역사는 개인을 넘어 하나님 나라로 넓어지는 지평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