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젊은 여성이 유진 피터슨에게 물었습니다.
"목사가 되어서 제일 좋은 것이 무엇이죠?
"엉망진창인거요"
그는 회고록에서 삶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종의 엉망진창의 삶인데 목회자이고 저명한 영성 신학자이고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의 삶이 여기저기 잘 걸려 넘어지고, 잘 놓치고, 길도 잃고,
그러다가 다시 찾고 하기를 반복하던 삶이였다고 회고합니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이 가장 내 마음을 다독이는 말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
저는 가끔 3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 내 마음이 평온한가? 내 주변이 잘 정돈되어 있는가?
지금 나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가?
그런데 평온함도 있지만 동시에 ‘어수선함’' 혹은 '정리되지 않음'이 내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게 인생이더라는 겁니다.
삶은 항상 잘 정리되고 반듯하게 마무리가 되고, 개운한 결과가 있고, 바라는대로 딱딱 맞아 떨어지지 않습니다. 아직은 진행중인게 대부분이고, 어느날 올 것이라는 좋은날은 늘 미래의 일이며, ‘나중에..모든 상황이 여유로워지면….’.이라는 말로 미루어둔 바램들이 참 많다는 생각입니다.
목회의 부름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방식으로의 어떤 성취나
감격보다는 구원과 거룩함의 신비를 살아내라는 뜻이기에 때로는 모호함과 외로움을 묵묵히 견뎌내는 부분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러한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능숙해지겠다고
결심하는 유혹을 받기가 쉽습니다.
조금, 한 발자국 떨어져서 찬찬히 나의 모습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러가지 삶의 모호함과 아픔속에서 믿음으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성도들의 모습도 오버랩됩니다. 더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은혜를 구합니다.
키리에 엘레이손!
자주 그의 가르침을 곱씹어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1 목사는 자신의 기대에 확실히
어긋나는 장소에서 예상 밖의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점잖지도, 세련되지도, 예의 바르지도, 깨어 있지도 않은 사람들을 예배로 부르는 사람이다.
2 목사는 소비자들에게 영성을
팔아서 그들을 만족시켜주는 교회사업가가 아니다. 목사는 소박하고, 보잘
것 없는 곳에 임하는 하나님의 임재를 보고,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볼 수 있게 도와 주는 자이다.
3 목사는 성도들의 실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생의 모호함을 성경과 넓은 삶의 맥락에서 이해하고, 회중 모두를 구원의 큰 이야기에 참여시키는
사람이다.
4 목사는 하나님나라처럼 변화와
혁명의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주변부에서 일하는 소수자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주변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두고, 그들을 하나님 나라와 연결시켜 주어야 한다.
5 목사는 진리가 일상과 분리되지
않게 한다. 즉 교회에서 쓰는 용어와 일상에서 쓰는 용어가 다른 것이 아니라 같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