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매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이르되 나를 네게서 데려감을 당하기 전에 내가 네게 어떻게 할지를 구하라 엘리사가 이르되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 하는지라” (2:9)
엘리야는 우상 숭배가 만연하고 불의가 가득한 시대에 맞서 담대히 싸우며 하나님의 거룩한 군사로 활약을 했습니다. 이제 엘리야의 승천이 임박했습니다. 엘리야의 사역은 제자인 엘리사를 통해 계승됩니다. 엘리야의 승천과 사역의 계승을 다룬 2장은 이 시기가 정확히 어느 때인지를 알 수 없는 다소 신비스러운 사건으로 배정하고 있습니다. 엘리사는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가기 전에 그의 직무와 영감을 물려받기 원합니다. 무엇이든 구하라는 엘리야의 말에 엘리사는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 라고 간구합니다. 이러한 엘리사의 간구를 본받아 성도들이 기도할 때 ‘갑절의 영감’을 구하며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갑절의 영감’은 두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종전까지는 엘리사가 받았던 능력이 엘리야보다 두 배의 영적 능력을 받았다는 의미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해석은 엘리사가 엘리야의 영적인 장자로서 그의 사역을 계속 이어받기를 원한다는 표현으로 봅니다. 히브리 전통에서 이 표현은 한 집안의 맏아들이 다른 형제들이 받는 몫의 두 배의 유산을 물려 받으며 그 가문을 잇는 권리를 가지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12절에 나타난 엘리사가 ‘내 아버지여’라고 외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엘리사의 간구는 그의 스승인 엘리야보다 더 많은 능력과 영감을 행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영적인 장자로서 스승의 사역을 물려받아 그 사명을 감당하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성령이 하시는 일은 누군가에게 물려주거나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역은 계승될 수 있지만 그 사역을 통해 나타나는 성령의 역사는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지나친 겸손, 혹은 자기 관심에만 몰두함으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사명을 사양하며 거부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와 성령의 하시는 일들을 내 생각과 기준에만 사로잡혀 함부로 재단할 때 그것은 세상적인 교만과 욕심의 또 다른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음을 겸손히 고백하며 따르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일을 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그 일에 은혜를 입어 동참하는 자들입니다. 오늘도 겸손과 순종으로 주의 일에 동참함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