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종들이 나아와서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에게 큰 일을 행하라 말하였더면 행하지 아니하였으리이까 하물며 당신에게 이르기를 씻어 깨끗하게 하라 함이리이까 하니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요단 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그니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 (5:13,14)
나아만 장군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입니다. 나아만은 아람 나라의 군대 장관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지만 불행하게도 그는 나병환자였습니다. 나아만에게 일어난 치유의 이적은 이방인도 순종을 통해 은혜를 경험하는 것을 보여주며 동시에 선민이면서도 믿음이 없는 이스라엘의 완악함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나아만이 고침 받은 것은 그가 합당한 자격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그 시작은 아주 미약한 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아만의 아내를 수종 드는 이스라엘 출신의 작은 소녀가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입니다. 우리 주인이 엘리사를 만나면 병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나아만의 입장에서 포로로 끌려와서 집안일을 하는 종인 작은 소녀의 말을 귀담아들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도 잡는다고 한 것처럼 자신이 곤궁한 형편에 처하다 보니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인 것입니다. 작은 소녀가 한 작은 한마디 말이 큰 영향력으로 나타난 것처럼 우리가 전하는 구원의 복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있는 곳에 복음을 전하는 통로로 세우셨습니다. 나의 눈과 귀와 입과 손이 복음 전파의 거룩한 수단입니다. 이 소녀 외에 나아만의 치유를 도운 사람들은 나아만의 종들입니다. 나아만은 요단 강에 일곱 번 씻으라는 엘리사의 황당한 말에 자신을 조롱한다고 여기고 화를 내며 돌이켜 떠나려 합니다. 그때 나아만을 붙들어 세운 이들이 종들이었습니다. ‘내 아버지여’라고 부르면서 주인 나아만을 설득하기 위해 간절히 말합니다. 엘리사의 명령은 자존심을 접고 순종하기만 하면 되는 ‘작은 일’이라는 것입니다. 방법상의 문제보다 주인인 나아만이 낫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충고가 없었다면 나아만은 그 자리에서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이들의 말은 나아만의 입장에서는 작은 소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아만은 그 작은 소리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의심도 있었고 혼란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작은 소리에 마음을 돌이켰기에 놀라운 치유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작은 소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있습니다. 구원의 놀라운 일도 처음에는 작은 소리에서 시작됩니다. 구원을 위해 열어놓은 이토록 쉬운 길을 받아들여 생명을 얻으라는 너무나 쉽고 작은 소리입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귀에 잘 안들어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작은 소리가 있고 하나님과 나 사이에도 작은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들어야 할 작은 소리로 지금도 나에게 말씀하십니다.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