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박우현
이십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친구 목사님이 교회의 나이 많으신 권사님 가정에 심방을 가서 대화를 나누다가 권사님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게 되었답니다. 한국에서 살았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오래전 미국 와서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일들. 누구나 그렇듯 그중에는 좋은 시절도 있었고 힘든 시절도 있었겠지요. 친구 목사님이 ‘권사님 그 시절중에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답니다. 권사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특별히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는 없어요. 그냥 지금이 좋아요’라고 대답하셨다 합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고 지금의 삶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겠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와 같은 시간들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잘 모를 뿐입니다. 하나님은 때를 따라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하시고 우리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행복한 사람이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눈이 부시게….. 지금, 그때의 아름다움으로 살고 계신지요?